오사카에서의 둘째 날.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첫 일정은 김복동장학금 전달식이었습니다. 9명의 조선학교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였고 부모님들도 걸음을 함께해줬습니다. 복동 언니의 뜻 따라서 당신이 아이들 돌보는 일 계속 이어 가겠다하셨던 길원옥 할머니는 반갑게 아이들을 맞으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장학증서와 장학금, 꽃다발을 전해주었습니다. 도쿄에서 날아 온 양징자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 전국행동 대표가 사회를 맡아주었고, 윤미향 대표가 김복동 할머니의 뜻을 전하며 김복동의 희망 활동을 소개했습니다. 장학생이 된 친구들은 김복동할머니를 만났던 기억과 할머니의 뜻을 이어받겠다는 다짐을 밝혀주었고 통일된 조국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전했습니다. 길원옥 할머니 옆에 김복동 할머니가 앉아 계셨다면 큰 함박웃음 지었을 테지요.

오후에는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간사이네트워크가 10주년을 맞아 회원들이 함께 모여 10년의 활동을 돌아보며 서로 격려하고 앞으로의 활동을 결의하는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역주행하는 일본정부와 우익의 공격에 굴하지 않고 할머니들과 손잡으며 걸어온, 때마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헌신적인 활동을 펼쳐온 일본시민과 동포들로 이루어진 간사이넷의 10년입니다. 10주년 기념식에 길원옥 할머니의 짤막 콘서트와 윤미향 대표의 강연 순서도 마련되었습니다. 여러분들 가정마다 축복한다는 변함없는 인사말로 무대 위에 오른 길원옥 할머니는 남원의 봄 사건, 한 많은 대동강, 창부타령까지 뽑아내셨습니다. 오늘만큼은 가수로 무대에 선 할머니답게 입 벌리면 나오는 게 노래라며 쉬지도 않고 쭉쭉 가락을 뽑아낸 할머니.

윤미향 대표는 오사카에 처음 왔던 인연을 시작으로 일본군성노예 문제 해결과 정의연 활동사를 톺아보며 운동이 가지는 의미를 되새기는 강연을 펼쳤습니다.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는 사회, 가부장제 사회에 맞서 전쟁을 막는 연대로서의 운동의 의미, 그리고 91년 김학순 할머니가 외친 용기로부터 비롯된 미투운동으로서의 의미 등을 설명했습니다. 오래된 사진들 속에서 빛나는 할머니들의 활동과 이제 세계의 전시 성폭력 여성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는 할머니들의 용기가 간사이넷 회원들에게도 생생히 전해졌습니다. 특히 정의연 30주년을 앞두고 연대가 희망, 사람이 희망임을 새삼 깨닫고 있다는 윤미향 대표는 우간다에 전해질 김복동할머니의 희망에 대해서도 계획을 전했고, 희망을 만들어 갈 주인공이 바로 우리라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간사이넷 회원들도 뜨거운 박수로 결의를 함께 했습니다.

이어 일본, 재일 청년들이 오사카의 수요시위를 통해, 희망씨앗기금을 통해, 평화기행을 다녀온 부모님을 통해 저마다 일본군성노예 문제를 만나게 된 계기를 소개하고, 일본사회를 어떻게 바꾸어나갈지, 자신의 목소리를 어떻게 낼 수 있을지 등을 함께 고민하고 선배들에게 이야기를 풀어놓는 의미있는 시간도 이어졌습니다. 간사이넷 회원들과 함께 저녁 교류회를 하며 서로 변함없이 함께 해줌을 감사하며 격려하며 오사카의 밤이 저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