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고 손영미 대표의 죽음 앞에 윤리를 망각한 방송 제재를 환영한다

“더 이상 죽음을 자신들의 호기심거리로 만들지 말라”

지난 26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고 손영미 대표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현관 열쇠 구멍을 통해 고인의 사적인 영역인 자택 내부 모습 등 사건 현장을 근접 촬영해서 방송한 YTN <뉴스특보-코로나19>, TV조선 <TV조선 뉴스현장>, MBN <MBN 종합뉴스>를 상대로 ‘법정 제재(주의)’ 결정을 내렸다. 비록 ‘과징금’ 수준은 아니더라도 방송심의소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당연한 결과이다.

고 손영미 대표는 오랫동안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의 벗으로, 자매로 함께 동고동락해오신 분이다. 그리고 2020년 3월부터 김복동 할머니의 유지를 받든 <김복동의 희망> 공동대표로 우리 사회의 희망을 이어오신 분이다.

그러나 지난 5월 정의기억연대에 대한 공격 이후, 언론의 과도한 취재 경쟁으로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시던 손영미 대표는 결국 스스로 먼 길을 가는 선택을 하셨다. 하지만 손영미 대표의 영혼은 또다시 언론의 무분별한 취재 행태에 상처 입어야 했다.

방송 카메라에 비친 열쇠 구멍 속 고인의 자택은 취재윤리마저 내팽개친 언론의 몰상식을 엿보게 하는 비극의 장소가 됐다. 취재 경쟁이라는 허울 좋은 방송기자들의 말장난은 고인의 영혼마저 난도질했다. 한 인간을 죽음으로 몰고 간 기자들이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는 말은 들어보지도 못했다. 오히려 무슨 잘못이냐는 식의 변명만 들릴 뿐이다.

그렇기에 이번 방송심의소위원회의 법정 제재 ‘주의’ 결정은 바람직하다. <김복동의 희망>은 이번 주의 결정이 방송취재 영역을 넘어, 모든 언론인의 자성의 경종이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이번 ‘주의’ 결정이 관철되어야 한다.

<김복동의 희망>은 우리 사회의 차별과 부당함 앞에, 권력의 눈치나 보고 거짓 보도하는 언론에 죽비소리를 내온 김복동 할머니의 정신으로 언론의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고, 참기자의 정신이 정착되도록 감시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2020년 8월 31일

김복동의 희망